필자는 건축을 사랑하던 건축학도였다. 학창시절 외부공간에 관심을 갖고 조경학과를 부전공하던 것이 이어져 지금은 수목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건축을 공부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생각하는 근육을 쓰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의 무기가 되었던 공간 접근 방식, 거시적 관점이나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서 체계적으로 식물을 공부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 어제와 그제는 양치식물원 조성을 준비하며 현장 답사를 다녀왔다. 그 중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수목원인 포천 국립수목원을 방문을 짧게 적어본다.
양치식물원, 난대온실, 열대온실,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앞을 크게 한바퀴 돌아 볼 수 있었다. 박물관 앞에는 나이가 많고 수형이 훌륭한 나무들도 볼 수 있었고, 겨울이라 낙엽이 져서 전정이 필요하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정원 관리의 민낯도 볼 수 있었다.
비술나무는 느릅나무과(Ulmaceae)에 속하는 대교목으로 3월 잎보다 꽃이 먼저 겨드랑이에서 핀다. 중부 이북에서 자생한다.
어제는 여러 복자기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수형이 멋졌던 복자기이다. 복자기는 무환자나무과(Sapindaceae)에 속하며 한국에 자생하는 대교목으로 자웅이주이다. 단풍나무의 특징 중 하나인 대생이고 수피가 회백색으로 갈라져서 떨어지는 모양이 특징적이다. 잎자루 하나에 잎이 세개 나는 삼출엽이다.
이 날 양치식물원을 소개해주셨던 양치식물 전문가 이강협 선생님께서는 돌틈 사이에 심어놓은 희귀한 양치식물을 알려주시고, 돌 사이 건조와 흙 부족에 대해 강조하셨다. 관중의 경우 크고 늠름한 모습을 상상하며 심을 텐데 토양의 비옥도나 공기습도 등으로 인해 잘 활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미역고사리와 같이 나출되는 뿌리의 경우 습도가 높을 경우 오히려 뿌리가 썩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셨다. 생육환경에 맞을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1. 생육환경이 맞는지 2. 고유의 모습이 의도하는 정원과 일치하는지 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이 날 오후에는 평강랜드 암석원도 다녀왔는데, 이끼원의 경우 지형 및 돌놓기가 중요한지 두눈으로 확인 한 날이었다. 이날 이후 돌만 보고 다닌다는...
특히 조성 초기 건조를 잡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우리 수목원의 경우 상수도를 쓰지 않기 때문에 만약 스프링쿨러나 안개분수 등 다른 관수시설을 도입하더라도 정수를 위한 필터를 매번 교체해야 하는 점, 고장이나 관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 매번 직접 관수를 관리해야 하는 시스템이 참 힘든 점 중 하나이다. (여름에는 정말 관수 관수 관수....)
고란초과(Polypodiaceae) 상록 여러해살이 풀, 일엽초와 비슷하고, 바위 겉과 나무줄기 겉에 붙어 자란다. 동아시아에 자생한다. (이식하게 되면 초기에는 실이나 본드 등으로 부착하고 충분한 수분공급으로 돌에 활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란초과(Polypodiaceae)에는 착생식물이 많은데 육서식물도 있기는 하다. 산일엽초는 일엽초와는 달리 말랐을때 돌돌 말리는 형태를 볼 수 있다. 착생식물의 경우 일년 중 펼쳐졌을 때보다 건조하여 수축한 시기가 더 길고, 그 모습이 동정 포인트가 된다. 일엽초는 잎이 하나라는 뜻이고 산일엽초는 산에서 자란다는 뜻이다. 바위나 늙은 나무 표면에 붙어서 자라는데, 죽은 나무를 덮고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부처손과(Selaginellaceae) 양치식물, 난대온실에서 만났다. 난대온실에서는 그밖에 다양한 양치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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