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식물과 우리의 일상 1/2 / 리사의 찾아가는 인터뷰

Our life and Plants/Lisa's Writing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20. 10. 29. 22:58

본문

반응형
  • 리사의 찾아가는 인터뷰 : 식물, 정원, 공원 관련 젊은 실무자들을 찾아간다.
  • 오늘의 인터뷰이 : 이쥬 & 니키 킴
수목원에서 일하는 청년 두명과 진행한 인터뷰를 2개의 이야기로 나누어 2주간 전달합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목원에서의 일상을 상상해보아요. 사람과 식물의 관계 속에서 일하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의 가능성을 엿보려 합니다. LNM의 찾아가는 인터뷰가 지속 가능한 개발, 사람과 식물의 공존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도 함께 하는 여정이길 바랍니다.

 

 

천리포수목원 플랜트센터 내

 

 

 Q1. 간단한 자기소개 

니키 킴 : 천리포수목원 교육팀에서 근무한 지 3년 차가 된 니키 킴입니다. 처음부터 식물을 좋아해서 수목원에 오게 되었고, 천리포수목원 자체를 좋아해서 근무하게 되었어요. 원예학과와 조경학과를 복수 전공하였고, 지금도 식물에 대한 흥미가 많은 사람이에요.

이쥬 : 저는 천리포수목원 플랜트센터에서 근무하고 있고, 여기에 와서 식물이 좋아진 한 사람이에요. 식물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식물에 대해 하나 둘 배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 플랜트센터 내

 

 

 Q2. 도시와 식물의 공존  

도시에서 식물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풀리지 않는 난제가 이 소식지에 주제이기도 해요. 소식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저는 요즘 지속 가능한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고민을 해요. 니키 킴은 서울에 오래 거주하셨고, 천리포는 다른 환경이긴 하지만, 교육이라는 방법으로 자연과 공존하기 위한 점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니키 킴에게는 자연과 식물과 사람의 공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고. 이쥬에게는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게 더욱 많을 텐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진 점에 대해 묻고 싶어요.

니키 킴 : 식물과 사람의 연결고리가 많지 않은데, 제가 그 사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도심이든 다른 지역이든 식물과 사람의 연결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다가가기 쉽게 하는 역할을 제가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가 발생을 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잖아요. 그 역할이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을 해요. 연결하는 역할을 사람이 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줌이나 화상채팅 같은 영상으로 대체되는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연결고리가 있어야 자연과 사람이 연결될 수 있다고 요즘 들어서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영상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대면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한계가 많긴 하지만 다방면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교육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하고, 저도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식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관계 속에 교육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니키 킴 : 네.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지금은 천리포수목원에 있지만, 도심의 다른 곳에 가더라도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누군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역할이 똑같다고 생각해요.

도시와 식물의 공존에 대한 질문에 직업으로 답을 주셨네요.

니키 킴 : 누군가는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혼자 생각하는 것과 식물을 잘 아는 사람이 말해 줌으로써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방향이 다른 것 같아서요.

3년 동안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것 같아요.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던 경험도 있었나요?

니키 킴 : 저는 주로 학생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어요. 1년에 한 번씩 오는 당일 프로그램도 담당하는데, 내년 그 후년에도 학생들이 연계되어 오는 경우도 있어요. 한번 왔다가 또 다른 계절에 오는 학생들도 있고요. 이때와 그때의 계절이 달라서 좋았다거나 혹은 같은 교육을 해도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기도 해요. 교육의 취지는 교육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학생을 수목원으로 초대해서 교육의 기회를 조금 더 제공하는 거예요. 장애인팀도 마찬가지이고요.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그 교육을 통해서 힐링이 되었다고 하시죠. 물론 새로운 사람이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왔던 분들이 같은 교육을 받으려 다음 해에 또 오시고 감동하는 경우가 많아서 뿌듯합니다. 

저는 사실 수목원의 존재의 이유 혹은 가장 상위의 목표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니키 킴 : 식물과 사람을 50:50으로 바라보는 부서는 교육부서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식물부나 연구팀은 식물에 좀 더 치중하게 되니까요. 사람이 식물을 통해서 어떤 것을 얻어가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요즘 세상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교육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통이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재미있고 뿌듯해요. 사실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자연이 해결해 주는 것이 많아요.

잘은 모르지만 사람마다 혹은 연령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나 교육해야 하는 점도 다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니키 킴 :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학생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과학에서는 어떤 식물을 공부하는지가 정해져 있죠. 하지만 소외계층이라고 하면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한부모가정, 가정폭력 등 정말 많은 경우가 있지만 지금은 여러 조건이나 한계가 있어서 하나의 교육으로 묶어서 진행하고 있어요. 대상을 파악하고 맞추어서 교육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수목원에서의 경험이나 기회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힐링이고 행복임은 분명한 것 같아요.

 

 

 

천리포수목원 플랜트센터 내

 

 

 

도시와 식물이 공존하는 법. 특히 이쥬에게는 사람들이 식물을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어요. 식물을 즐기는 방법.

이쥬 : 코로나가 위기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플랜트 센터를 운영하면서 기회가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외출하는 것도 제한되고, 생활하는 공간도 제한되었잖아요. 거기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식물을 많이 찾는 경우도 있었고요. 코로나가 더 지속되면서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거라고 예상해요. 생활공간에 식물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는 거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물은 키우기 쉬운 식물, 공기 정화가 잘 되는 식물인데요. 식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사람들이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게 되고, 식물마다 특유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선호하는 식물이 다양해지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식물에 매료되어 즐기면서 식물을 키우기 바라요.

식물과 공산품의 비율이 어느 정도 되나요?

이쥬 : 한 70:30 정도 돼요. 저도 올해 초에는 식물의 비중을 낮추고 다른 공산품의 비율을 올리자고 했었는데, 몇 개월 판매를 운영해 본 결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매용으로 들이는 식물은 야생화보다는 관엽식물을 먼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관엽식물을 타겟팅 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어요. 먼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다고 생각했어요.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관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고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마당을 가지고 있는 집에 사는 사람보다 아파트에 살거나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실내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관엽식물로 타겟팅을 했어요. 야생화 판매도 해봤는데, 관리도 어려울 뿐더러 관엽식물에 비해 판매율이 더 낮았어요.

혹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쥬 : 키우기 힘들기도 하고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기 어려웠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니키 킴 : 제 생각도 덧붙여 본다면, 식물을 수목원에서 바라봤을 때에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것이잖아요. 막상 화분으로 봤을 때에는 그 기대치보다는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확실히 수목원 내 풍경 속 어우러짐과는 다를 것 같아요. 분명 내가 이 아이를 죽일 거야 하는 걱정도 있고 생각보다 비싸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수종 선택에 있어서는 돈을 위한 플렌트 센터인가. 수목원의 값어치를 높이기 위한 방향의 플랜트 센터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해요. 어느 정도 수목원에 있는 식물도 필요하고, 사람들에게 친근감 있는 식물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쥬 : 또 수목원 내에 식물과 온실 식물들의 개화 시기가 달라요. 온실에 있는 식물은 약 한 달 정도 빠르게 개화를 해요. 목련의 경우 온실에서는 3월에 펴버렸는데, 수목원에 있는 목련은 4-5월에 피게 되어서 시기 적중률이 떨어졌어요. 수목원에서 예쁜 목련을 보고 구입을 하려고 해도 판매장에서는 초록색 잎만 있는 목련을 팔게 되는 거죠. 밀러가든 내의 식물 개화시기와 수목원 자체 생육 식물의 개화 시기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면 사람들의 소비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수목원 자체 생육 식물은 일정 준비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최소 1년~3년이 걸린다고 알고 있어요. 헬레보로스를 예로 들자면 더디게 성장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있을 정도로 키우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요. 일정 준비 기간뿐만 아니라, 공간과 환경, 시스템의 제약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플랜트센터가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식물에 있어서도 판매를 위한 식물과 수목원의 특색을 나타낼 수 있는 식물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이 둘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답답한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고 싶었던 것 들 중에 못했던 것들이 있으신지. 후회된다기보다도 아쉬웠던 점은 없으신지. 지금 생각하면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이쥬 : 식물에 대해 더 잘 알았더라면 조금은 다르게 운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올해 입사해서 수목원의 첫 봄, 첫여름, 첫가을을 지나쳐 오고 있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밀러가든에 있는 식물을 하나 둘 더 알게 되었어요. 다양한 목련의 아름다움을, 노루오줌과 헐떡이풀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몰랐죠. 수목원의 사계와 수목원의 식물들을 더 잘 알았다면, 판매를 위한 플랜트센터라기 보다 수목원의 아름다움을 가져갈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절대다수가 말하는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가 많았을 것 같고요. 스트레스받지는 않았을지, 어떻게 극복했을지가 궁금해요. 

이쥬 :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많았어요 그럴수록 고민도 많아졌고 스트레스도 받았죠.
여러 가지 의견을 다 수용하다 보면 일이 진전되지 않아서 일부분은 제 생각대로 밀고 나간 부분도 있고, 어느 정도 수용하거나 바꾸어서 적용한 부분도 있어요.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의견이더라도 실제 운영을 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많았던 만큼 좋은 의견도 많았어요
스트레스 극복은 결과가 좋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 걸로 해소된 거 같아요.

 

 

천리포수목원 플랜트센터 내

 

 

 

2편에서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