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M의 찾아가는 인터뷰 : 식물, 정원, 공원 관련 젊은 실무자들을 찾아간다.
오늘의 인터뷰이 : Bee
정원설계와 시공을 통해 어떤 경험을 쌓을 수 있을지 궁금하신가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며 더 나은 조경의 미래를 꿈꾸는 bee를 인터뷰로 만나보았습니다. LNM의 찾아가는 인터뷰가 지속 가능한 개발, 사람과 식물의 공존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도 함께 하는 여정이기를 바랍니다.
리사 : 첫 질문은 대학원인데요. 대학원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예전에는 "좀 더 생각해봐" 했다면 요즘에는 "갈 거면 빨리 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Bee : 저도 그래서 빨리 가야겠다고 결정한 것 같아요. 석사 과정을 시작할 때 50% 정도는 회사 일이 힘들기도 했고, 다시 학생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리사 : 학부 졸업하고 실무를 경험한 후 석사과정을 밟게 된 건 가요?
Bee : 회사를 다니면서 좀 쉬고 싶어서 회사 대표님께 대학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6개월 정도 일을 그만두고 (1학기) 대학원 생활하면서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대학원 잘 왔구나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직 배울 수 있는 것도 많고요. 주변의 교수님이나 누군가에게 질문할 수도 있고, 특히 같이 설계하는 또래 학생들한테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대학원도 인맥을 쌓아가는 곳 이라고 하는데, 좋은 인맥이 쌓이는 것 같아서 저는 추천하고 싶어요.
리사 : 좋은 사람들은 만난 것 같네요.
Bee : 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리사 : Bee가 좋은 사람이니까~ 하하. 그러면 풀타임이 아닌 건가요?
Bee : 저희 학교는 전일제와 비전일제로 나뉘는데. 저는 처음에 사대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전일제 학생으로 들어가서 한 학기를 다니고 비전일제로 바꿨습니다.
리사 : 제도가 좋네요. 학비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저도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 받았었고, 대학원도 학비가 많이 비싸다 보니, 시간을 나눠서 쓰려면 몇배로 힘들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조금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커리어로도 최고일 것 같아요.
Bee : 대표님도 많이 도와주셔서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리사 :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잖아요. 외면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강한 아이가 숨어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지금은 몇 학기가 남으셨나요?
Bee : 지금은 4학기고, 2학기 때부터 일과 학업을 병행했어요.
리사 : 논문은 어떤 주제인가요?
Bee : 서울역 폐쇄램프에 관한 특수한 공간에 자연형 식재기법의 적용에 대한 설계형 논문을 쓰고 있어요. 10월 말 완공될 예정이에요. 위치는 서울로에서 만리동 가는 쪽으로 길이 생겨서 구 서울역사랑 연결되는 쪽이에요.
리사 : 멋있을 것 같아요. 10월 말에 꼭 방문할게요.
Bee : 리사는 석사 졸업할 때 어땠어요?
리사 : 저는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몰어보면 항상 대학원 졸업식을 떠올려요. 학부를 졸업할 때는 좀 슬프고 허무하고 힘들었어요. 인생이 앞으로 막막하기도 했고요. 석사과정을 졸업했을 때는, 군대를 안 가봤지만 제대했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맷집도 생겼고, 패기도 있었고,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소중한 시절이예요.
Bee : 학부에서 건축 전공하시지 않았어요? 다시 건축쪽으로 길을 가실 생각은 없나요?
리사 : 건축학과 공부가 재밌었어요. 건축을 전공한 게 조경하는 데에 도움도 많이 되었고요. 조경학과를 부전공을 하고 조경을 더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갔어요. 음 저는 아무래도 조경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저도 조경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요. 건축적으로 생각하거나 건축관련 좋은 책을 읽는 건 요즘도 좋아해요.
리사 : Bee는 정원작가로서 정원조성도 해보고, 설계사무소나 정원 회사에서도 경험을 쌓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으셨고, 그 경험들에 대해 궁금해할 친구들도 많을 것 같아요.
Bee : 짧지만, 빨리 경험한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도 이번 연도에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분들도 만났고요. 작가로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설계자가 시공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기회였어요. 시행착오도 진짜 많았고요. 예를 들면 어떤 식물 수종이 필요하냐, 적합하냐, 얼마나 들어가야 하냐를 다 따져야 하는데, 결정하는데에 책임감이 부여되고 거기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힘들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해보면 좋을 것 같고, 더 많이 해보고 싶어요.
리사 : 오오 지치지 않는군요.
Bee : 금방 잊는 편이라. 하하. 설계에서 시공까지 하면서 진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리사 : 저도 아까 그 얘기를 했어요. 설계사무소에서도 실시설계 혹은 기본설계를 하더라도 어차피 다른 시공사가 낙찰을 하고, 또 변경 설계가 이루어지잖아요. 수목원에서도 시공의 모든 부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갈증이 생기기도 하고요. 어떤 단체나 조직에 속해 있는 평사원으로서 원하는 방향으로 정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요.
Bee : 예전 설계사무소에서 경험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정원은 어쩌면 진짜 도면의 작은 부분이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오늘 가든쇼 개막식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정원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점점 더 우리나라에서 정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것 같아요.
리사 : Bee에게 정원이란. 질문에는 뭐라고 답했나요?
Bee : 분위기라고 말했어요. 우리 정원에 입각해서 생각했을 때, 정원에서 느꼈으면 하는 분위기라고 대답을 했어요. 즐겁든 압도당하든, 그 분위기에서 좀 더 차분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리사 : 그리고 조성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에 대한 질문이 있었잖아요. 많은 일들이 있었겠지만 짧게라도 이야기를 청해 듣고 싶어요.
Bee : 식물 수량이나 면적당 필요량이 가늠이 잘 안돼서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이, 약 5배 정도를 주문한 것 같아요. 또 심고, 또 심고, 밟았다가 다시 옮기고. 그 작업은 혼자 해서 유독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마르코 : 정원 조성 이후 관리도 문제인 것 같아요. 동물을 키우는 것처럼 도중에 유기하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Bee : 맞아요. 매일 올 수가 없으니까요.
리사 : 이 코너의 대표 질문인데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정원이나 공원, 식물이나 공원을 향유하는 데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Bee : 출입의 개념이 많이 없어질 것 같아요. 안과 밖의 개념이 없어진다거나, 혹은 아예 통제한다거나. 학교 캠퍼스가 산책하기에 정말 좋아요. 주민들은 캠퍼스를 가로지르면 단거리로 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뺑 돌아서 가야 하는데, 그런 점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해요. 코로나 블루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환경설계이론 수업을 듣고 있는데, 포스트 코로나 WTA 공모전만 봐도 아이디어가 정말 많아요. 작은 아이디어도 많이들 제출하고 있고, 조경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마르코 : 저는 바닷가 근처에 살다보니 이전과 다른 풍경을 목격하곤 해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개개인의 자율적인 행동반경을 제한시키잖아요. 가족이 공유하는 시간 동안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방에만 있는 것은 답답하니까 밖으로 나오긴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캠핑 산업이 엄청 발달했고요. 이 사람들이 공간을 자율적으로 쓰는 데에 있어서 예전의 고착화된 방식을 떠나 새롭게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옛날에는 숙박만을 했다면, 차를 한대 가져와도 거기서 자고, 주차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있어요. 트인 공간에 자기만의 영역을 만드는 방법이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마냥 실내에서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보다 조심성은 많이 늘고, 보이지 않는 벽은 생겨도, 영역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계속 찾아 나갈 것 같아요.
리사 : 가치관에 대한 질문이에요. Bee가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Bee : 예전에는 무언가가 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꿈 같은 것이 있고, 좋은 위치에 가고, 안정된 삶을 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벌고, 누군가를 만나서 결혼을 하는 그런 것이 목표였다면, 그 과정에서 하루하루가 즐겁지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은 하루하루를 즐겁고 유쾌하게 살면, 원하는 미래가 되지 않더라도 늙어서 후회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해요. 또 이런 생각을 공유하면, 젊은 친구들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것 같아요. 지금 생각으로는 하루하루를 잘 사는 거예요. 크게 목표를 두지 않고,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요. 제가 너무 예민한 부분이 있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힘들 것 같고. 예민하게 행동하면 저도 더 불안하기도 하고. 두 분 모습도 참 좋아 보여요.
마르코 : 이 생각이 나만의 생각인가? 할 때가 있어요. 확인받고 싶을 때 가장 좋은 것은 잘 알고 가까이 있는 사람이 피드백해줄 수 있는 거예요. 빠르고 많은 아이디어들이 순환되는 것이 있어서 그런 점이 참 좋아요.
저에게 정원이란 분위기예요. 정원에서 느꼈으면 하는 분위기요. 즐겁든 압도당하든, 정원에 들어오면 그 분위기에서 좀 더 차분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_Bee
정원 조성 현장에서 만난 단단한 모습의 Bee, 대화를 나누며 느낀 Bee의 유연하고 지적인 모습, 정원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Bee의 반짝거리는 눈빛이 참 멋졌습니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일 그의 멋진 커리어와 앞으로의 선택, 행보를 LNM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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