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배경에 황금빛 꽃을 뽐내는 나무가 있다. 특히 수목원에서는 초록빛 웅장한 나무들 사이에서 더욱 빛을 낸다.
오늘 소개할 식물은 모감주나무 (Koelreuteria paniculata)이다.
모감주나무는 중국, 한국이 원산인 식물로서 세계적인 희귀 수종으로 분류된다. 기본적으로 해를 좋아하는 양수이며, 외국에서는 Golden raintree라고 불린다. 장마 즈음에 피는 황금빛의 꽃이 비를 맞아 떨어진 모습이 황금색 비를 닮아서 그렇다.
영하 15도 정도의 온도까지 월동이 가능해 우리나라에는 중부 이남의 해안가 산지에서 자란다고 알려져 있으나 요즘 들어 중부 지방권에서도 꽃이 핀 모감주나무를 볼 수 있었다. (기후변화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생지는 안면도, 포항같은 해안가 절벽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추후 안동, 대구 등 내륙지방에서도 자생지가 발견되었다.), 꽃이 진 자리에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생긴 꽈리 모양의 열매는 독특하기도 하며, 잎이 진후에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배 모양의 씨방이 바닷물을 타고 흘러들어와 우리나라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다. 실제로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모감주군락지들은 절벽가에 위치한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이역시도 계곡물에 종자가 떠다니다가 정착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가끔 식물의 다양한 번식법을 알게 될때면 '자연은 결코 단순하지 않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는다.
또 가을에 익은 까만 열매는 염주로 만들어 '염주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염주는 스님이 염불 할 때에 손으로 돌려 개수를 세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이런 불교적인 이유 때문인지 모감주나무의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기다림'이라고 한다.
태안 안면도에서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볼 수 있으며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밀러가든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수목원의 모감주나무는 1972년 충북의 한 농원에서 묘목으로 도입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공해와 건조에 강해 척박지에서도 잘 자라며 장마 전에 피는 꽃이 벌들이 좋아한다고 알려져 밀원식물로도 제격이다.
필자는 장마를 애타게 기다리고있다. 하루빨리 이 가뭄이 끝나 조금 더 활기찬 식물들을 보고 싶다. 비가 온다면 가장 먼저 모감주나무에게 달려가 이 가뭄을 끝내는 기쁨으로 황금빛 비를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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