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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 이토록 아름다운, 거대한 일상, 이우환 공간 a.k.a 비오는부산추천여행지

Our life and Plants/Lisa's Writing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21. 7. 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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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바다와 산이 모두 있는 맛있는 도시를 다녀왔다. 뚜를 만나러 간 여행이었는데, 같이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비도 오고 그러니 부산시립미술관을 가기로 하고 잠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전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했다. 우리는 "이토록 아름다운"이라는 특별전시에 이끌렸는데, 다른 전시들도 생각보다 알찼다. 

부산시립미술관 특별전시 "이토록 아름다운 The Nature of Art",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습"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예약제를 운영하고 있다. 공휴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 그리고 도슨트를 위해 개인 이어폰을 지참하기를 추천한다.

 

부산시립미술관

 

art.busan.go.kr

 

"이토록 아름다운" 전시는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먼저 Section 1 에서 <Starry Beach> , 도나 해러웨이 <지구 생존 가이드> 외에도 4개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Section 1 오늘로부터 - 상상을 Imagine from Today

 

a'strict _ 황홀과 익사사이

황홀과 익사 사이라는 한 줄의 작품 설명이 와닿는다.  a'strict의 이 작품은 작년 8월 서울의 국제갤러리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처음 만났다. a'strict는 d'strict의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이다. d'strict는 작년 5월 삼성역에 나타난 <WAVE>로 인상을 남겼는데, a'strict 평범한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데에 가치를 둔다고 한다. 제주도나 서울에서도 공간을 채우는 대형 멀티미디어 전시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특히 지난봄 DDP에서 관람했던 team Lab의 전시가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지구 생존 가이드(Story Telling for Earthy Survival)도 기억에 남는다. 81분 다큐 전체를 상영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도나 해러웨이는 동물학, 철학, 문학을 전공한 과학자이다. 해러웨이는 유인원, 사이보그 등의 잡종적 존재들이 이분법을 당연시 하는 세계에 저항하는 상징적 의미라고 강조한다. 현재의 과학과 다른 "페미니스트 과학"에도 비판적이다. 경험적 실재론, 상황적 지식이라는 개념을 제안하는데, 모든 사람의 비전은 그 사람의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덴티티에 의해 구성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모든 지식은 부분적이며 상황적이기 때문에, 여성의 눈으로 과학을 한다고 페미니스트 과학이 만들어지는 것도, 현대 과학에서 남성성을 걷어 냄으로써 진정한 페미니스트 과학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어떠한 단어에 선입견을 갖기보다, 직접 이 분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리고 어떤 말을 했는지 알고 싶어 졌다.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영상을 집에서 다시 보고 싶다면 아마존에서는 4.99달러로 대여가 가능하다. 다큐의 중간부분을 보지 못하기도 했고, 전체 내용이 정말 궁금하기도 하다. 혹시 다른 시청 방법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방법을 알려주시면 좋겠다. 예일대에서의 한 강연은 무료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한글자막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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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a J. Haraway_ Public Lecture : 생물학, 행동주의, 예술을 하나로 묶는 이야기의 힘

 

"이토록 아름다운"의 Section 2는 예술형식이 시공간을 초월한 대화와 체험의 장으로 기능한다고 소개하며 시작한다. 박혜수 작가의 <늦은 배웅> 프로젝트, 정만영 & 카와사키 요시히로 작가의 공동 프로젝트 <Sound Brear Forest>가 인상적이었다. <늦은 배웅>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그 다음날 뚜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공포이자 재난이라고 생각했던 전염병이 누군가에게는 공백이자 준비없는 이별이었구나 생각이 들기도했다. 확진자 '000'라는 숫자에 가려진 개개인의 이야기에 무심했던 스스로의 게으름을 새삼 깨닫기도 하였고.

section 2 : 공백으로부터 - 사유를 Contemplate from Emptiness

 

"이토록 아름다운"의 Section 3는 대자연에서 깨닫는 아름다운 가치들은 예술이 추구하는 하나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의 배경인 '금지된 숲'은 우리가 추측한대로 제주도 숲이 맞았다. 붉은 배경과 신비로운 숲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뚜에게 여러 포즈를 요구해보기도 했다. "대자연에서 깨닫는 아름다운 가치"는 조경이나 식물을 공부한 우리에게 조금은 당연할 말일지도. 동시에 이런 당연한 생각을 이렇게도 해석하는 것, 또 이렇게도 표현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어지게 하고 업역의 경계를 허문다고도 느꼈다.

 

2층에서 관람한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 전시도 충격적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

이 특별 전시에는 1980년대의 형상미술을 주제로 105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형상미술은 추상적이고 관념화된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에서 출발했다. 형상미술의 특징은 강렬한 색감, 인체에 대한 색다른 묘사, 욕망의 표현, 일상에 대한 주목 등으로 기존 추상회화 및 구상미술과 차별화된다. 특히 부산의 형상미술은 여기에 개인적 체험, 인간 실존의 문제, 일상성이라는 키워드가 더해졌다.

"거대한 일상 : 지층의 역전"전시는 4 부분으로 나뉘었다. Section 1 '현실의 표정'에서는 권위적인 정권의 표현의 탄압으로 인한 우울한 정서가 와닿았다.

첫번째 전시 _ 송주섭, 세대 (1982)

Section 2 '표현의 회복'에서는 고통의 현실에 대한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나 개인의 체험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개인의 울부짖음, 괴로움을 표현한 김은주 <무제>가 기억에 남는다. 울부짖는 테라코타 조각들이 가엽기도 했고. 

두번째 전시 _ 김은주, 무제 (1990)

 

Section 3 '뒤틀린 욕망'은 욕망에 대한 괴기한 표현으로 자본주의 속에서 상품화되는 삶이나 모든 것을 표현했다고 느꼈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지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으로 표현한 작품에서 뚜와 놀란 기억이 남는다. Section 4 '격랑의 시대'는 세상에 대한 반항심과 저항감, 개개인의 섬세한 감정을 통해 일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고 하는데, 되짚어 보아도 엄청나게 인상 깊었던 작품은 기억나지 않는다. 

2층과 3층에는 이 외에도 소장품 하이라이트 전시가 열리고 있었으며, 지하 1층에서는 권병준 '소리산책'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야외 별관에는 "이우환 공간" 이 있어서 여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균형감이 정말 섬세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작품의 공백이 주는 울림에 소름이 돋았다. 나도 작품(?)과 대화한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여러 미술관에서 만났었는데, 이번에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전시를 관람하면서 이우환이라는 도를 닦는 고수가 그저 표현의 수단을 미술로 삼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시립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이우환 공간도 꼭 가보시길! 감히 추천해본다.

5년 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만난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전시를 보며 알게된 "욕망의 도시, 부산" 이미지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 전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5년 뒤 2026년이 오기 전에 또다시 방문하기로 마음먹어본다.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맛있는 것도 많고, 이렇게 좋은 도시에 사는 뚜가 부러워지는 밤이다. 자주 놀러 가야겠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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