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멸종위기종, 가시연 이야기 (꽃말, 생육특성)

The Plant/Exploring Plants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20. 10. 3. 13:05

본문

반응형

Prologue.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하늘은 더욱 낮아졌으며
날씨는 한껏 시원해졌다.

필자가 지내는 태안도 아침에는 입김이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란다.

그럼에도 낮은 여전히 따뜻하고 햇볕은 따사로운데
이런 날씨에 일광욕하기 제격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천리포수목원 입구 정원 수조에는 유독 넓은 자리를 차지하며 온 잎을 가시로 둘러싼 가시연이 전시되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생김새 만으로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임을 쉽게 짐작하지 못한다.

 

천리포수목원에 전시중인 가시연꽃

 

항간에서는 100년에 한 번 피는 꽃, 이 식물의 꽃(말)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을만큼 개화한 가시연의 꽃을 보기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가시연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가시연 (Euryle ferox) 이야기

가시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1년생 수생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1속 1종인 식물이며 우리나라와 일본, 만주, 중국, 인도 등 동아시아 주변의 습지나 연못에 분포한다.
성장한 잎이 100cm-200cm에 육박하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중 가장 큰 잎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줄기와 잎 꽃까지 식물체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 ‘가시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가시연은 개방화, 폐쇄화 두 유형의 꽃을 피우는데 폐쇄화 상태에서도 자가수분을 하여 스스로 종자를 만드므로 환경이 맞지 않았을 때는 개방화를 진행하지 않는다.

 

개화한 가시연꽃

 

앞서 언급했던 개화한 개방화 상태의 가시연을 보기 힘든 이유는 한정된 자생지와 제한적인 생육환경이 큰 이유이다.

첫째로 가시연은 현재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 식물로 현재 자생지와 개체수가 크게 줄어 멸종위험에 빠져있는 식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습지, 연못, 저수지는 기후변화와 농경지 감소로 인하여 크게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또한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묻힌 저수지도 적지 않다. 이는 곧 가시연꽃의 자생지가 파괴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실제로 가시연꽃의 자생지는 전국적으로 얼마 남아있지 않다.

 

자생지의 가시연꽃

 

둘째로 가시연은 수위와 수온에 큰 영향을 받는 식물로서 당해 강수량이 높으면 수심이 깊어지고 수온은 떨어지므로 가시연의 생육은 약해진다. 이때 자생지의 가시연꽃은 주로 가장자리에 분포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자리일수록 수위가 낮고 수온은 높기 때문에) 특히 가시연꽃의 개방화(개화)는 낮은 수위 (30cm 이내)와 높은 수온(24도 이상)일 때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개화의 확인이 어려웠던 것이다. (장마철이 길거나 극도로 가뭄이 지속되면 생육환경이 맞지 않아 개체 확인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가시연의 꽃

 

 
가시연은 7-9월 개화를 진행하고 10-11월경에 종자를 산포 하는데 이때 개화했던 꽃봉오리는 주먹 크기의 열매를 맺고 열매껍질이 물에 불면 안에 있던 종자(한 봉오리당 30-100)는 젤라틴 성분의 과종피로 둘러싸여 물 위로 둥둥 떠다니며 물살에 따라 흩어진다.(생존 전략의 하나로 생각된다.) 이렇게 흩어진 종자는 과종 피가 녹으면 그 위치에 가라앉는데 차년도 혹은 최대 수십 년 뒤까지 생육환경이(앞서 말했던 수위, 수온) 맞으면 발아한다.

마무리하며

멸종위기식물으로서의 가시연은 보전업무를 하고 있는 필자에게 많은 생각과 어려움을 남기곤 한다. 쉽게 말해서 특정 자생지에 가시연이 살다가 몇 년째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자생지 내에서 절멸을 선언할 수 있을까? 몇 년간 가시연의 생육환경이 맞지 않았던 건 아닐까? 아직 많은 양의 매토 종자(발아하지 않고 흙속에 묻혀있으나 발아력은 있는 종자) 자생지 내에 있어 내년도, 추 후년에 생육환경만 맞으면 다시 발아하지 않을까? 하는 복합적인 고민 때문이다. 한 식물의 멸종 유무, 보전 가능성, 보전 지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깊게 그 식물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추후 이 분야에 다방면의 많은 연구가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