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인터뷰는 '마르코의 원격 인터뷰'로 진행한다. 성수를 넘어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도심 속 오아시스를 톡톡히 하고 있는 '서울숲 이야기'를 그곳에서 근무하는 지니와 녀니를 통해 들어보자. '서울숲'은 뚝섬의 서울경마장이었던 부지를 녹지공간이 절대로 부족한 서울 동북부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게 되어 만든 곳으로 지난 2005년에 개장했다.
Q1. 서울숲(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일한다고 들었다. 서울숲(그린트러스트)은 어떤 단체이며 지니&녀니님은 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지니&녀니 : (재)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서울의 도시숲을 가꾸는 일을 하고 있는 비영리 법인단체입니다. 그 안에서 저는 서울숲을 전담 운영하고 있는 '서울숲 컨서번시'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는 서울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뜻으로 모여 만든 단체로, 이름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센트럴파크 컨서번시(Central Park Conservancy)'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공원의 비전을 제시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고 볼 수 있죠, 2016년 11월 서울시의 공개모집을 통해 서울숲 민간위탁 운영단체로 선정되면서 현재까지 서울숲을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니 : 저는 서울숲의 메인 출입구가 있는 '1구역' (서울숲은 메인 출입구가 있는 1구역과, 비교적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2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에서 녹지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예초, 제초, 식물 관수, 식재 등 식물 유지관리는 기본이고 정원 설계 및 조성, 가드닝 프로그램 운영, 식재 자원봉사자 인솔까지 모두 녹지관리 매니저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식물관리 업무에만 치우쳐지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녀니: 저 역시도 '서울숲컨서번시'에서 녹지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식물 식재, 제초, 관수가 제 메인 포지션입니다.
Q1-1. 두분 다 수목원에서 산림청 수목원전문가 교육과정을 이수하셨다고 들었다. 교육과정의 경험이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나?
지니&녀니 : 물론입니다. 전반적인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과 가드닝 툴 (정원관리 도구)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아는 상태에서 이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을 수료하지 않고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면 꽤나 애먹었을 것 같아요.
Q2. 우리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과 후 서울숲의 변화가 있다면?
지니 : 예상과 다르게 코로나19로 인해 공원 이용객이 현저히 줄지는 않았어요. 영화관, 카페 등 실내공간보다는 실외로 나와 피크닉을 즐기는 비율이 더 높아진 것 같아요. 각종 공연, 행사로 활기차던 잔디마당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아서 피크닉을 즐기는 평화로운 잔디마당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랍니다.
녀니 : 서울숲은 자원봉사자에 의한 공원 관리 비율이 높았어요.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기업 및 개인봉사자들이 참여를 못하고 있죠... 또한 현장 교육 프로그램 역시 진행하지 못하여 온라인 강의로 교육을 대체하고 있어요. 지니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매년 각종 페스티벌 및 이벤트를 많이 해 왔지만 올해는 전혀 진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Q3. 우리 인터뷰의 대표 질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원, 공원, 식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니 : 식물의 기능적인 효과보다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민 모두가 힘들었던 지금 공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예쁜 꽃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서 가드너로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녀니 :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밀집된 공간은 피하고 뚫려있고 개방적인 공간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공원에 별로 관심 없던 사람들도 서울숲을 많이 이용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계기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자연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4. 이곳에서 일하는 가드너로서 이용객에게 추천할만한 서울숲의 히든 스페이스(숨겨진 공간)나 개인적으로 꼭 추천하고자 하는 공간이 있다면? 또 그 이유는?
지니 : 작년 5월에 새롭게 조성한 '설렘정원'이 저에겐 '최애' 공간입니다. 정원 조성 과정에서 정원의 이름을 정하는 임무가 저에게 맡겨졌는데 '신규 정원 네이밍 공모'를 통해 시민들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받고 현장 투표를 통해 '설렘 정원'이라는 멋진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식물들과 가재보를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찍는 분들을 보면 정원의 이름처럼 설레는 기분이 듭니다. 가끔 출근시간 전 일찍 공원에 도착하여 정원을 만끽하는 것이 저에겐 큰 힐링이 됩니다.
녀니 : '보행가교'에 올라가서 보는 벚꽃터널 풍경이 너무 이쁩니다. 벚꽃은 대부분 아래에서 위를 보지만 이곳에서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 때문에 색다른 시각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Q5. 공원 관리자로서 또는 서울숲을 가꾸는 가드너로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을것 같다.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바라는 점이나 조금 더 공원을 활용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지니 : 깨끗한 공원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뒤에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업 중 발생하는 소음(예초기, 작업차량 등)에 눈살을 찌푸리시거나 사무실로 민원을 넣는 분들이 계십니다. 예쁘고 청결한 서울숲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녀니 : 공원이기 때문에 배달음식, 도시락 등의 취식이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대부분 잘 정리해주시지만 가끔 아름답게 가꿔놓은 식물에 일회용 비닐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져오신 물건, 쓰레기는 잘 정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무리하며
지니와 녀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원봉사자와 함께 가꾸어지는 공원'으로 설명이 되는 도심속 서울숲에 적지 않게 놀랐으며, 점차 아름다워지는 것은 당연하고 이용객의 시민의식 또한 매년 성장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숲의 미래 모습은 그곳을 찾는 이용객에 있을 것이다. 또한 서울을 대표하는 가드너가 되어있을 지니와 녀니의 미래가 기대된다. 귀한 시간 인터뷰에 참여해준 둘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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