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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식물 문화 / 리사의 찾아가는 인터뷰

Our life and Plants/Lisa's Writing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20. 9. 1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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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사의 찾아가는 인터뷰 : 식물, 정원, 공원 관련 젊은 실무자들을 찾아간다.
  • 오늘의 인터뷰이 : 장배
세 번째 인터뷰이로 식물을 사랑하며 서울의 산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장배를 만났다. 우리는 서울 수서 세곡에 위치한 식물관 PH에서 만났다. 2019년 4월 개업하여 아직 만 2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의 대표적 프로그램은 카페와 갤러리이며, 체험과 휴식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박물관,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하얀색, 자연채광이 쏟아지는 실내공간과 식물들은 '식물관'이라는 이름과 부합한다. 자세한 내용은 경계 없는 작업실의 게시글이나 홈페이지에서 더 알 수 있으며, 식물관 PH에 방문기는 추후 게시하려고 한다.

식물관 PH 1층

Q1. 국립공원공단에서 일한다고 들었다. 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상생(국립공원 영역 안에 주거하는 시민들과), 교육, 자원보전, 탐방객 관리(단속), 탐방시설 제공 등으로 볼 수 있다. 아주 크게는 이용과 보전으로 나뉜다. 이용은 탐방로 조성, 시설물 제작 등이 속하고, 보전은 본인(장배)이 지원하여 입사한 식물자원조사분야가 속하며 식물, 동물, 역사문화, 해양생물 등 자원을 탐색하고 보전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립공원공단으로 정식 명칭이 바뀌었다. 단순히 '관리'업무에서 벗어나 국립공원 전반에 관한 일을 다루기 때문이다. 

 

Q2. 산악인이 정말 많아졌나? 관리 측면에서 애로사항이 있는지 궁금하다.

다른 국립공원지역은 어떠할지 모르겠는데, 도봉산의 경우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쉬워 많은 탐방객들이 찾는다. 아마도 (많은 시민분들이) 자연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직접적인 규제를 할 수는 없다. 2m 간격 유지나 마스크 착용 등의 캠페인을 진행하라고 지침이 내려오지만 사실 탐방객들은 산에서 어떻게 마스크를 쓰고 간격을 유지하냐고 말한다. 그리고 기존의 업무와 별개로 캠페인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늘어났다고 본다. 

 

Q3. 앞으로 찾아가는 인터뷰 대표 질문이 될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원, 공원, 식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서 인터뷰한 정군의 '수평적인 공간'오니의 '수직적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장배의 의견도 묻고 싶다.

올해 수목원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트리 시터'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한강 인덱스 가든에 수목 하나를 정해서 관리하는 사업으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다. 사업을 주최했던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설문을 진행했는데, 코로나 이후 공원 방문 의향에 대해 물었던 것이 기억난다. 공원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것을 내 의지로 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야외 활동이 권장되기도 하고 앞으로는 더 유리해질 것이라 본다. 야외 교육 및 행사가 지금까지는 넓은 공원의 일부 공간을 활용하는 정도로 그쳤다면, 앞으로는 시설이 확충되어 야외에서 교육이나 활동을 원한다면 언제든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Q4. 서울 도시에서 식물과 사람의 공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소영 씨의 식물의 책에서 읽은 이오난사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 우리는 식물 판매하는 곳에서 만나서 구입을 하지만 이오난사에게도 자생지가 있고, 남미에는 이오난사가 바닥에 굴러다닌다고 한다. 우리가 공부한 나무나 만나본 나무 외에 요즘 유행하는 관엽식물, 실내식물들을 볼 때 사실 자생지까지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식물도 자기가 살기 좋은 땅이 있을 텐데. 식물들도 불편함을 느낄 텐데. 억지로 가져다 심는 경우가 많아서 그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렸을 때 남미를 다녀오긴 했는데, 이오난사를 보러 여행으로 다시 가고 싶다. 

 

Q5. 장배를 만나면 물어봐야지 했던 질문이다. 채식에 대한 마음은 처음 마음먹은 그 때와 변화가 없는지 궁금하다.

요즘 들어 생각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 나는 '불편하게 사는 것'이 더 편한 사람이다. 이기적으로 살기로 마음먹지 않은 이상, 지구 상에서 귀 닫고 눈 닫고 살 수 있지 않는 이상. 예전 고기를 안 먹기로 한 다음에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어도 힘들기도 하고 먹은 적도 있다. "아무튼 비건"이라고 비거니즘의 바이블(개인적 생각)이라 불리는 책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사실 아직도 도전 중이다. 계란과 생선은 아직 못 끊었다.

 

Q6. 장배를 만나면서 기대했던 점이 있다. 공부하거나 일한 환경도 다르기도 하고 왠지 장배는 나와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이 내 꿈이고 하고자 하는 일이었으나, 수목원에서 일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이 생겼다. 그 이유는 첫째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지키자고 호소하는 게 사람들한테 공감대 형성을 못한다. 두 번째로 사람들이 수목원 및 식물 카페처럼 예쁜 식물 공간은 좋아한다. 힙한 반려식물을 키우거나 그런 식물이 있는 카페를 찾는 게 트렌드가 되었다. 세 번째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라도 식물에 관심을 갖는 걸 긍정적으로 보고, 이런 관엽식물에 대한 관심에서 점차 식물환경, 자연환경의 소중함 쪽으로도 공감대가 확대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반려식물, 예쁜 식물에 대한 관심은 좋은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식물 문화 공간도 많이 생기고 식물 카페도 많아졌다. 

전통 자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심을 갖게 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니 현대와 전통을 섞기도 하지 않나. 식물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 본다. - 장배

 

Q7. 최근 몇 년간 온실 카페가 많이 생겼다. 식물 문화에 대한 관심, 실내식물이나 관엽식물, 반려식물에 대한 노출도 많아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원예식물은 잘 모르고 관심이 없었다. 아파트에 살고 집에서 잘 키울 수 있는 관엽식물을 키우면서 관심이 가고 알게 되었다. 예쁘고 화려하기도 하고. 아마도 다들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예쁘고 화려한, 이국적인 관엽식물에 관심이 많은 것이라 본다.  독서 모임에서 '매혹하는 식물의 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생각난다. 저자는 식물에게 감각과 지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시스템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식물이 되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환경에 맞지 않는 식물을 이렇게 두는 것이 맞다 아니냐는 문제가 되지만, 원예식물을 보고 예쁘다는 감정을 느낀다면 앞으로 참나무를 보고도 감동하게 될 수 있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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