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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천리포수목원_개화일기

Garden, Botanical garden, Arboretum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19. 7. 3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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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24절기 중 소서와 대서가 있는 달이다. 수목원에서 일을 시작하며 맡게 된 첫 일 중 하나가 24절기 개화기 조사이다. 대서가 지났으니 이제 올해 남은 절기는 11개. 남은 올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분류군들을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재밌는 일을 할 수 있다는게 가슴벅차게 행복하다가도, 식물의 이름을 적고 굽혔던 무릎을 펴고 일어날때는 온몸에서 나는 땀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는 7월이다. 지금 천리포 수목원에서 피어나고 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Platycodon grandiflorus 'Hakone White'

봉오리를 누르면 퐁 하고 터지는 도라지 중 겹꽃이 지는 아이이다. 작년 수목원전문가과정 생활을 하며 보았던 친구인데, 그 때도 꽃이 매우 아름다워서 인상깊었다. 하얀색 꽃에 연한 보라색 줄무늬, 겹으로 지는 꽃잎이 매우 아름답다.

 

Lilium '스노우 심'

사구토양인 수목원에서는 여러 구근들이 잘 자리잡고 자라는데, Lilium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무궁화나리 연구소에서 들어온 다양한 Lilium들이 자라나고 있는데, 빨강에서 분홍, 하양에 이르기까지 색도 다양하고, 높은 초장을 자랑하여 수목원 곳곳을 수놓고 있다. 

 

Tricyrtis formosana 'Samurai'

뻐꾹나리속 중 대만뻐꾹나리라고 불리는 Tricyrtis formosana의 'Samurai'라는 친구이다. 손톱만한 작은 꽃이 인상적인데, 이제 막 개화가 시작되었고, 지금도 활짝 피어나고 있다. 암술과 수술, 세개로 갈라지는 꽃잎이 인상적이다. 좀 더 공부를 하여 생육에 관한 이야기나 유전학적 이야기, 분류학이나 계통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일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바란다.

 

Perovskia atriplicifolia

거트루드지킬이나 러셀페이지 등 유명한 조경가, 정원사들이 사랑한 Perocskia atriplicifolia는 우리나라에서 러시안세이지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늦 봄 삽목으로 잘 번진다고 한다. Hardness zone 3~9에서 잘 자라며, 태양을 선호한다. 꽃받침은 털로 가득차며, 초장이 1.5m 까지도 자라는 이 식물은 가을에 털들이 은빛으로 빛난다고 한다.

 

 

Lilium callosum var. flavum

노란땅나리라고도 불리우는 이 친구도 인상깊다. 암석원 앞쪽에서 관람객들을 반겨주는데, 땅나리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땅을 향해 나고 있다.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모음집을 보니 이 친구의 영어 이름은 Yellow slim-stem Lily. 얇은 줄기가 특징적인가 보다. 

 

Lagerstroemia limii

수목원에서는 리미배롱나무라고 부르고,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림배롱나무라고 나오는 Lagerstroemia limii이다. USDA Hardiness Zone 7-8에 속하며, 미국 자생지에서 종종 발견된다. Lagestroemia limii로 통칭되지만, 유럽에서는 L.chekiangensis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붉은 분홍색의 꽃잎이 특징적이며 다른 배롱나무보다 조금 빠른 5~6월이 개화기이며, 모든 것이 조금 늦는 천리포에서는 7월 말 만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Scabiosa, Solidago, Veronica, Thymus, Monarda, Hydrangea, Hosta 등 수많은 아이들이 오늘도 피어나고 지고 또 피어나고 있다. 새로운 꽃들이 계속 피어나는 데 더 보지 못해 속상하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무궁화와 수련, 연꽃도 이제 한창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내년에도 또 여름은 오겠지만, 지금 피어나는 이 꽃은 순간이기에 지금을 살아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만 같다. 내일 더 아름다울 수목원을 위해 오늘도 힘을 내자고 마음을 먹어본다. 더 아름다운 곳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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