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베케, 베케에 드디어 왔다!! 더가든 김봉찬 대표님은 워낙 유명하시기도 하고(아직 만나뵌 적은 없다..ㅠㅜ),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 선배들에게도 워낙 많이 듣던 곳이었는데, 이제야 방문기를 적어볼까 한다.
서귀포시 구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베케로 향했다. 택시기사님께서 요즘 제주도 찾는 사람들이 택시를 타고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간다면서 웃으셨다. (저도 그렇습니다 기사님ㅎㅎ) 내려주시면서 뭐 이런 곳에서 장사를 하냐고 하셨다. 기사님 여기 정말 유명하니 꼭 와보세요 하고 내렸다. 아직 가보지 않았으니 긴가민가 하면서 추천을 하고 내렸는데, 정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ㅎ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이야! 우와! 야! 소리가 저절로 날 것이다.
약간은 어두운 실내에서 반음지의 정원을 올려다 보도록 시선을 조절하였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정원의 모든 것들은 정원사의 의도대로 제어되고 있는 것만 같다. 한폭의 그림처럼 연출된 정원의 모습. 같이 간 언니의 말대로 이 뷰에서 펼쳐지는 지피초화는 이끼이다. 다양한 이끼들이 바라보는 정경의 아름다움을 9할은 담당한다. 이 작은 주인공들은 한땀한땀 땅을 수 놓고 있다. 조용한 음악이 들리는 내부이지만, 정원을 바라보고 있자면 고사리들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얼마 전 또 다른 친구가 이제 자신은 정원에는 관심이 없다며, 관리해야 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고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나에게 정원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한 줄로 답하기에 필자는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다. 어디에 무엇을 심어야 더 잘 살아갈지. 생육이나 관리에 대한 것은 기본이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에도 여유를 가지고 절제하여 만들어 낸 이 정원에는 기품이 있다. 이 정원은 사칙연산으로 치면 뺄셈을 알려주는 것 같다. 더 쉽게, 더 많은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자연에서 적당한 양을 덜어내 보여주는 것이 정원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착각일까.
이 공간에서 의도된 많은 것들.. 건축의 폭과 너비 재질, 채광과 전망, 시선처리나 동선을 차치하고, 식재계획만을 생각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고민이 필요할지. 이 아이들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생각하며 정원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알면 알수록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들. 이렇게 정원을 보며, 어디까지가 의도일지, 무엇이 세월이 쓰다듬어준 부드러운 흔적일지 토론하는 것도 재미있다.
식재팔레트가 같더라도 어떻게 심느냐에 따라 경관은 달라진다. 어제 방문하였던 송당나무와 비교하자면, 쓰는 단어는 같은데 문장이 달라지는 느낌이랄까. 어제는 털수염풀 군락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면, 여기에서는 털수염풀 하나가 누군가와 어우러지는 감동이 있다. 참 재미있다.
뒤로는 플랜트센터와 목련, 만병초원 등이 이어진다. 플랜트센터에서 어떤 손님은 땅에 맞는 식물에 대해 상담을 받아 구입하고 있었다. 고민하다 두고 온 만병초를 하나 구입해올 걸 하는 생각도 든다.
뒤로는 묘포장처럼 펼처진 정원이 이어진다. 설명을 보고 나니 이곳이 목련 만병초원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어린 침엽수들과 만병초들이 줄맞추어 자라고 있다.
베케는 밭의 경게에 아무렇게나 두텁께 쌓아올린 돌무더기를 뜻하는 제주말이라고 한다.
글을 쓰며 찾아보니 베케 안에는 입구정원, 돌담정원, 이끼정원, 고사리정원, 빗물정원, 그늘정원, 목련 만병초정원, 폐허정원이 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도 이 주제원들의 모습이 바로 떠오른다. 음.. 총평을 해보자면, 부러운 마음에 잠이 안올 만큼 좋았던 곳이다. 그리고 아직 안가본 좋은 정원들이 많이 남아있기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이 만큼의 감동이 남아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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