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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같은 매력, 삼색참죽나무

The Plant/Exploring Plants

by 리사앤마르코 _ LNM 2024. 5. 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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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다 잎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을 지나며 나무가 만들어 내는 잎은 각각 고유한 색을 지니고 있다.
잎이 아름다운 식물 중에서 요즘 으뜸인 나무를 꼽자면 바로 삼색참죽나무이다.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많은 분들이 "무슨 나무예요?", "살아 있는 것 맞아요?"라고 물어볼 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삼색' + '참죽나무'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봄부터 여름까지 잎의 색이 붉은색, 노란색(아이보리색), 초록색순으로 세 번 바뀌어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붉게 올라온 새잎의 모양도 깃털을 연상케 하는 이색적인 모양이다. 잎이 나오고 나서 보면 마치 꽃이 피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품종명으로 부르는 '플라밍고( Flamingo)'는 붉은잎이 홍학이라고 불리는 플라밍고의 깃털 색을 닮아 지어졌다. 화려하고 선명한 붉은 빛의 잎사귀는 햇살이 따뜻해지면 점점 옅어지면서 노란빛으로 변신한다. 하지만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날이 더워지면서 초록빛의 잎으로 변한다. 그래서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Chameleon)'이라는 품종명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삼색참죽나무의 아름다운 변신은 유독 천리포수목원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똑같은 나무를 내륙이나 도시로 가져가 키워도 삼색의 변화가 사라지고, 바로 초록색 잎을 만들어 생육한다. 이는 바닷가에 위치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봄철 서늘한 기후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며, 수목원의 정원사들은 "삼색참죽나무의 변화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자연의 마법"이라고 말하곤 한다.

1977년에 천리포수목원에 들어온 삼색참죽나무는 사실 도입된 후 수년간 새순이 붉게 나오지 않고 처음부터 초록색으로 나와 당시 직원들의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붉은 빛의 잎을 내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천리포 지역에 적응하는데 나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삼색참죽나무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은 수목원 가드너로서 크나큰 재미이며 매일 수목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인 것 같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의 특징을 가지고 자라나는 식물의 신비로움을 경험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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